2월, 2022의 게시물 표시

우주에 있는 거미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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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 sources detected by Chandra. Credit: X-ray: NASA/CXC/INAF/P. Tozzi et al; Optical (Subaru): NAOJ/NINS; Optical (HST): NASA/STScI )  나사의 찬드라 X선 위성이 지구에서 106억 광년 떨어진 프로토타입 은하단 protocluster를 발견했습니다. 거미줄 프로토 클러스터("Spiderweb" protocluster)는 앞으로 은하단으로 성장할 은하와 가스의 모임으로 우주 전체 나이로 봤을 때 정오 정도에 해당하는 시기의 은하단입니다.   거미줄이라는 명칭은 광학 망원경 이미지에서 일부 보이는 거미줄 같은 형태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 큰 은하가 적고 가스가 많아 가시광선 영역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Credit: Chandra X-ray Center)  나사의 찬드라 X선 위성과 지상의 스바루 망원경은 강력한 제트를 방출한서 성장하는 숨은 거대 질량 블랙홀을 관측했습니다. 1130만 광년 너비의 관측 범위에서 적어도 14개의 거대 질량 블랙홀이 관측되었는데, 이들은 같은 연령대의  다른 거대 질량 블랙홀보다 5-20배 정도 성장 속도가 빠른 것으로도 보입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해석됩니다. 첫째는 은하 끼리의 충돌로 갑자기 많은 물질이 블랙홀로 유입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 가설은 아직 차가운 가스가 많아 뜨거운 가스보다 블랙홀이 흡수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어느 쪽이든 이 작은 점처럼 보이는 블랙홀들은 앞으로 거대한 은하가 될 초기 은하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차세대 망원경이 본격 활약을 시작하면 그 디테일한 모습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03-spiderweb-galaxy-field-feasting-...

HAWC 테스트 성공의 의미는?

록히드 마틴, 에어로젯 로켓다인, 미공군 연구소, DARPA가 현재 개발 중인 HAWC (Hypersonic Air-breathing Weapon Concept)의 두 번째 비행 테스트가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작년 9월에 있었던 첫 번째 발사 테스트는 레이시온 미사일 앤 디펜스() Raytheon Missiles & Defense 와 노스럽 그루만의 다른 비행체이고 이번에 발사에 성공한 것은 록히드 마틴 컨소시엄의 비행체입니다.  록히드 마틴의 HAWC 은 B-52에서 발사된 후 에어로젯 로켓다인이 개발한 스크램제트 엔진으로 2만 미터 고고도에서 마하 5 이상으로 555km 이상 비행했습니다.   DARPA와 미 공군은 스크램제트 엔진 기반으로 음속의 5배가 넘는 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당장에 전력화 시기를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성공하면 미 공군은 물론 해군도 장거리 극초음속 정밀 유도 미사일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몇 차례 소개한 적이 있지만, 스크램제트 엔진은 마하 5 이상의 극초음속 비행에 유리해 오래 전부터 많은 연구가 이뤄졌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분야는 별로 없었습니다. 기술적인 어려움과 함께 엔진만 음속 5배가 넘으면 되는 게 아니라 기체도 견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감안하면 항공기보다 미사일이 더 적합한 분야 같은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합니다. 

신생대 초기에는 포유류의 뇌가 거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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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ania and virtual endocasts inside the translucent cranium of the Paleocene mammal Arctocyon (left) and the Eocene mammal Hyrachyus (right). Credit: Ornella Bertrand and Sarah Shelley )  비조류 공룡과 수많은 중생대 생명체를 멸종시킨 6600만년 전 대멸종 사건 이후 포유류는 비어 있던 생태계를 빠르게 장악하면서 지구 생태계의 새로운 주인공이 됐습니다.  물론 포유류 특히 태반 포유류의 선조 역시 엄청난 피해를 입어 멸종 위기에 몰렸지만, 다양한 기후에 적응할 수 있는 항온성과 털, 취약한 새끼를 키우는 뛰어난 능력이 어려운 시기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더해 포유류의 뛰어난 지능도 한몫 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에딘버러 대학의 연구팀은 이 추정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연구팀은 대멸종 직후 1000만년 동안 살았던 초기 포유류의 두개골을 CT로 스캔해 뇌의 크기와 구조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대멸종 직후 살아남은 포유류는 뇌보다 몸집을 더 빨리 키워 상대적으로 뇌는 작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는 현생 포유류가 매우 영리하기 때문에 6000만년 전에도 그랬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인류 진화와 마찬가지로 사실 큰 뇌는 나중에 나타난 특징인 것입니다.   아마도 대멸종 직후 혼란한 상태에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뇌를 키우는 것은 다소 부담스러운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생태계가 다시 회복되고 먹이사슬이 복잡해지면서 뇌의 중요성이 더 커진 일은 좀 이후의 일입니다.   연구팀은 대멸종 후 1000만년이 지난 후 영장류 등 몇몇 그룹에서 큰 뇌가 진화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초기 포유류는 주로 후각에 많이 의존했지만, 영장류는 나무에서 생활하면서 시각이 발달했...

장기적인 코로나바이러스 감영에 효과를 보인 메신저RNA 백신

  장기간에 걸쳐 SARS-CoV-2 바이러스가 증식한 환자에서 mRNA 백신이 투여가 효과적으로 바이러스 증식을 막았다는 소식입니다.   일반적으로 코로나 19에 감염된 후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대개 1-2주 이내에 면역 시스템에 의해 바이러스 증식이 차단되어 회복단계에 이르게 됩니다. 오미크론 변이는 증식 속도는 빠르지만, 대신 더 빠르게 몸에서 사라집니다. 설령 회복되지 못하고 중증화에 이르더라도 사실 바이러스가 계속 살아남은 경우보다는 2차적 염증 및 면역 반응에 의한 폐와 장기 손상이 주 기전입니다.   하지만 면역이 저하된 환자에서는 면역 반응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아 바이러스가 장시간에 걸쳐 서서히 증식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37세 남자 환자인 이언 레스터 (Ian Lester) 역시 그런 경우로 무려 218일 동안 PCR 양성을 보였습니다. 비스코트-얼드리치 증후군(Wiskott-Aldrich Syndrome)이라는 희귀한 유전병으로 면역 시스템이 저하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비스코트-얼드리치 증후군: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354125&cid=51362&categoryId=51362  의료진들은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지만, 그의 몸에서 바이러스를 완전히 없애는데 실패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도한 방법은 화이자 백신 2회 접종으로 일종의 부스터샷으로 약한 면역 시스템을 더 자극해보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14일 후 바이러스 수치가 감소했으며 6주 후에는 음성으로 나타났습니다. 환자를 치료한 카디프 대학의 의료진도 놀란 결과였습니다.   물론 증례 보고이므로 장기간 PCR 양성인 환자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치료법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시험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장시간 PCR 양성으로 끝나지 않는 격리와 치...

2021년에 생산된 그래픽 카드는 몇 개 였을까?

  그래픽 카드 회사들이 2021년 한 해 동안 5000만 개의 독립 그래픽 카드를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총 매출은 518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판매량 자체도 30% 증가했을 뿐 아니라 가격도 대당 1000달러로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기록적인 판매량은 암호 화폐 채굴 수요로 인해 그래픽 카드 가격이 비상식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정작 게이머들은 그래픽 카드가 너무 비싸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판매 액수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합니다.   참고로 그래픽 카드 자체는 역대 최대 판매량은 아닙니다. 그래픽 카드가 역대 가장 많이 팔린 시기는 의외로 1998년으로 1억1600만 개의 그래픽 카드가 팔렸습니다. 당시에는 내장 그래픽 카드가 거의 없어 저렴한 제품이라도 그래픽 카드를 탑재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작년 그래픽 카드 판매량의 77.2%는 엔비디아 제품으로 역대급 실적의 기반이 됐습니다. 하지만 AMD도 상당히 기록적인 수익을 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가상 화폐 채굴 수요가 사라지기 전까지는 시장 상황이 소비자보다 제조사에게 유리한 상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에는 가격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데, 올해는 상황이 바뀌기를 기대해 봅니다.   참고  https://www.tomshardware.com/news/graphics-card-shipments-grew-30-percent-in-2021

우주의 미스터리한 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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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edit: Western Sydney University )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온갖 기이한 현상들을 관측했습니다. 그중 하나는 정체나 기원을 알 수 없는 원형 구조입니다. 웨스턴 시드니 대학의 과학자들은 우주의 미스터리 서클의 정체를 짐작할 수 있는 새로운 단서를 발견했습니다.   J0624–6948라고 명명된 이 미스터리 서클은 대마젤란 은하 쪽에 있는데, 연구팀은 처음에 그 위치를 특정하기 힘들었습니다. 처음에는 태양계에서 멀지 않은 위치에서 발생한 초신성 폭발 잔해일 가능성도 생각했으나 Australian Square Kilometre Array Pathfinder (ASKAP)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바로 은하 사이 공간에서 발생한 드문 초신성 폭발입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는 2200-7100년 전 우리 은하 주변에서 폭발한 초신성의 잔해로 위치는 대마젤란 은하의 외곽 지역입니다. 이런 위치에 초신성 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무거운 별이 있었다는 것은 상당히 놀라운 일인데 우주가 넓은 만큼 충분히 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초신성 폭발의 잔해가 맞다면 중심부에는 중성자별이나 블랙홀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으로 관측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03-discovery-mysterious-circular-intergalactic.html Miroslav D Filipović et al, Mysterious odd radio circle near the large magellanic cloud – an intergalactic supernova remnant?,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2022). DOI: 10.1093/mnras/stac210

흡협 발쥐가 피만 먹고 살 수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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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 Common Vampire Bat, Desmodus rotundus, feeding on an animal. Showcase of taxidermied animals, Natural History Museum, Vienna. )  포유류 가운데서 오직 피만 먹고 살아가는 동물은 흡혈 박쥐 3종 뿐입니다. 이들은 흡별박쥐아과에 속하는데, 각각 서로 속이 다릅니다. 사실 모기, 파리, 거머리, 등 피를 빨아먹고 살아가는 동물이 많기 때문에 간과하는 점이지만, 매우 복잡한 포유류가 피라는 한정된 에너지원을 살아가는 경우는 흡별 박쥐가 유일합니다.   큰 동물의 피는 작은 기생 동물이 한 번에 막대한 양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 에너지 밀도가 생각보다 낮을 뿐 아니라 매우 편중된 영양소로 이에 특화된 여러 가지 변화가 없다면 보통 동물은 생존하기 어려운 먹입니다. 피를 빨아먹는 흡혈 동물이 대부분 작은 절지동물인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모리츠 블루머 ( Moritz Blumer, Max Planck Institute of Molecular Cell Biology and Genetics )와 그 동료들은 중남미에 서식하는 흡혈 박쥐 ( common vampire bat (Desmodus rotundus) )의 유전자를 27종의 다른 박쥐들과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흡혈 박쥐가 오직 피만 먹는 식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여러 개의 유전자를 잃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새롭게 발견된 유전자 소실은 인슐린 분비와 관련된 유전자  (FFAR1, SLC30A8), 글리코겐 저장을 제한하는 유전자 (PPP1R3E), 위와 관련된 유전자 (CTSE), 한정된 영양소에 적응하는 데 관련된 유전자 (ERN2, CTRL) 등입니다.   특히 흥미로운 유...

마스크에 포함된 화학물질은 대부분 인체에 무해하다

  마스크는 코로나 19 대유행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이미지입니다. 역사상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일상에서 착용한 적이 없을 정도로 광범위한 마스크 착용이 이뤄졌습니다. 마스크가 코로나 19 전파를 막는데 지금도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일시적이 아니라 상당히 장기간에 걸쳐 마스크를 착용하는데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물질 흡입과 폐 마스크로 인한 환경 오염의 우려입니다.   오레곤 주립 대학의 이반 티탈리 (Ivan Titaley at Oregon State University)와 그 동료들은 마스크 코팅 소재 중 하나인 polyfluoroalkyl substances (PFAS) 유해성을 검증했습니다. 썩지 않기 때문에 포에버 케미컬이라는 별명을 지닌 PFAS 소재는 마스크 필터가 물을 밀어내는 성질을 지니게 해줍니다. 연구팀은 시중에 판매되는 외과용 마스크, N95 마스크, 천 마스크, 소방관용 화재용 마스크 9종을 회수해 조사했습니다.   연구 결과 소방관용 마스크를 제외한 다른 마스크에서는 PFAS 흡입에  의한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방용 마스크는 10시간 이상으로 장시간 착용시 다소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나타났으나 특수 환경에서 유독 물질 차단이 더 중요하고 코로나 19 예방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만큼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이보다는 사용후 폐기되는 마스크 속의 PFAS가 썩지 않는 쓰레기로 환경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 더 문제일 것입니다. 다만 연구팀은 식품 포장재 등 다른 분야에서 배출하는 PFAS가 더 많아 마스크 매립 자체로 더 큰 문제는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물론 그래도 역시 마스크를 버리지 않는 것이 더 좋은 상황이라는 점은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앞으로 1-2년 후에는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 19의 정점은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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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jected COVID-19 Incident Deaths Model-based projections of COVID-19 deaths in 2022 following the lifting of nonpharmacologic interventions in California, Montana, Florida, Tennessee, Massachusetts, and Ohio, assuming an effective reproduction number of 5.0 (A) and 3.0 (B). Credit: JAMA Health Forum (2022). DOI: 10.1001/jamahealthforum.2022.0760 )  우리나라는 현재 오미크론 대유행의 정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정점을 지나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가 줄어든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비롯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거의 해제하고 코로나 19 이전의 삶으로의 복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마스크 착용이 사라지고 인구 집단의 면역이 떨어지면 코로나 19 유행이 다시 심해지면서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및 조지아 공대의 연구팀은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라진 후 코로나 19 사망자 숫자를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다른 제한 조치가 없다면 사망자수는 필연적으로 다시 증가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인구집단의 면역 수준이나 마스크 의 자발적인 착용, 다른 변이의 유행 등 여러가지 변수가 있지만, 결국 사망자 수가 늘어나고 의료기관이 과부하가 걸리면 다시 제한 조치를 강화할 것인지 아니면 일상 회복을 지속할 것인지 고통스러운 결정을 해야 할 순간이 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거의 모든 인구가 백신 접종과 감염으로 어느 정도 면역을 지니고 있어 오미크론 보다 더 치명적인 변이가 유행하지 않는다면 다시...

금속만큼 단단하고 탄성이 뛰어난 소재의 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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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 new material made of liquid crystal elastomers can absorb energy from impacts effectively. Credit: Will Kirk/Johns Hopkins University )   존스 홉킨스 대학의 연구팀이 가볍고 튼튼하지만, 동시에 충격흡수 능력이 뛰어난 소재를 개발했습니다. 충격 흡수 소재는 차량 안전 소재나 헬멧 등 여러 분야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탄성이 뛰어나고 무게가 가벼워질수록 강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스티로폼 같은 일부 충격 완충제는 한 번 충격을 흡수하고 나면 재사용이 불가능한 경우도 많습니다.   존스 홉킨스 대학 강성훈 교수 (Sung Hoon Kang, an assistant professor of mechanical engineering) 가 이끄는 연구팀은 액체 결정 엘라스토머(liquid crystal elastomers (LCEs))라는 소재에 주목했습니다. 액체 결정형 물질에 탄성 폴리머가 들어 있어 내구성과 탄성이 뛰어난 물질로 액추에이터 소재 등으로 사용됩니다.   연구팀은 LCEs를 여러 층으로 만들어 강한 충격에도 잘 견딜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실험 결과 네 개의 층을 지닌 LCEs는 같은 크기라도 한 층보다 두 배나 많은 충격을 흡수하려 수 있었습니다. 실험실에서 만든 소재는 1.8-6.8kg 물체가 시속 35.4km로 부딪히는 충격을 반복적으로 흡수해도 멀쩡했습니다.   연구팀이 개발한 LCEs 구조물은 가벼우면서도 충격 흡수 능력이 매우 뛰어나 자동차 범퍼 소재는 물론 큰 충격이나 관통 에너지를 흡수해야 하는 장갑 차량 등 군사 목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생각입니다. 상용화 여부는 두고봐야 알겠지만, 튼튼한 충격 흡수 소재에 대한 수요는 꾸준한 만큼 관련 소재 연구가 활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

야생 원숭이의 알코올 대사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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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eoffroy's Spider Monkey, also known as Black-handed Spider Monkey, at Belize Zoo, Belize. Credit: Michael Schamis  )    인간이 언제부터 술을 마셨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농업이 시작된 시점에서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곡물을 저장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발효된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알코올 섭취의 기원은 그보다 훨씬 오래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원숭이들이 자연 발효된 과일 속 알코올을 섭취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좀 발효된 과일은 썩은 과일은 물론 사실 싱싱한 과일보다 영양가가 높을 수 있기 때문에 일찍부터 이를 소화시키는 능력이 발전했을 것입니다.   생물학자 로버트 두들리 (Robert Dudley)가 이끄는 캘리포니아 대학 및 캘리포니아 주립대의 연구팀은 파나마에 서식하는 조프루아거미원숭이 (Black-handed spider monkey, Ateles geoffroyi) 가 실제로 알코올을 소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참고로 그는 2014년 The Drunken Monkey: Why We Drink and Abuse Alcohol라는 책을 내 우리가 술을 마시는 기원이 생각보다 더 오래됐다는 이야기를 대중에게 소개한 바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그는 야생에서 원숭이가 먹고 남기거나 버린 과일을 바로 수집해 에탄올 농도를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이 과일엔 1-2% 정도의 알코올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실제로 알코올을 분해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연구팀은 원숭이가 살고 있는 나무 가지 아래에 소변을 수집할 수 있는 장치를 달아 소변에서 알코올 대사 산물인 Ethyl...

박테리아를 이용한 항암 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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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n artist's depiction of a bacterial cell. Credit: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 James Archer )  칼텍의 과학자들이 음파로 컨트롤 할 수 있는 박테리아를 이용한 항암 치료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다소 엉뚱한 이야기 같지만 연구팀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현재의 항암 방사선 치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멀쩡한 정상 세포와 암세포를 구분하지 않고 공격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부작용이 심해 약물과 방사선 농도를 높이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미카일 사피로 교수 (Mikhail Shapiro, professor of chemical engineering and Howard Hughes Medical Institute investigator)가 이끄는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 대장균을 표적인 암세포만 공격하는 스마트 무기로 만드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원리는 이렇습니다. 대장균에 미니 항체인 나노바디(nanobody)를 생산하는 유전자와 높은 온도에서 나노바디를 생산하게 만드는 유전자를 삽입한 후 이를 종양 안쪽에 들어가도록 주입합니다.   그리고 종양 내부에서 증식한 대장균이 항암 나노바디를 생산할 수 있도록 음파를 집중시켜 온도를 섭씨 42도 정도로 높입니다. 음파를 한 곳에 집중시켜 온도를 높이는 focused ultrasound (FUS)라는 기술은 다른 조직에는 손상을 일으키지 않고 표적에만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온도에 의해 활성화된 박테리아는 지속적으로 항암 나노바디를 만들어 암세포를 파괴합니다.  이 방법의 장점은 한 번 약물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박테리아가 계속 항암 나노바디를 생산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암세포를 파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박테리아는 증식할 수 있습니다. 만약 종양이 사라졌거나 작아지고 난 후 대장균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

3D 프린팅 알약

 의료용 3D 프린터는 여러 분야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공 장기의 가능성은 물론 환자 맞춤형 스텐트나 이식 임플란트 등에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여기에 더해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연구팀은 약물 조제에 3D 프린터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고령의 만성 기저 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여러 가지 약물을 복용하는데, 복용 순응도가 떨어질 뿐 아니라 약을 잘못 먹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연구팀이 개발한 액층 광중합( vat photopolymerisation ) 기반의 3D 프린팅 알약은 여러 가지 성분을 하나의 알약에 넣을 수 있어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액층 광중합 기술의 장점은 낮은 온도에서 출력이 가능해 약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지만, 출력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여러 각도에서 다수의 이미지를 출력해 시간을 7-17초 수준으로 단축했습니다.     3D 프린팅 알약의 장점은 환자가 먹기 편한 형태로 한 번에 출력할 수 있다는 것 이외에도 표면에 미세한 문양을 새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시력이 약한 환자가 혼동하지 않도록 할 수 있습니다. 또 아침, 점심, 저녁 약을 달리하는 경우에도 서로 다른 외형이나 문자를 새겨 혼동을 피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표면에 날짜를 새겨 약을 건너뛰거나 중복으로 먹게 되는 경우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재는 초기 연구 단계이지만, 미래에는 개인별로 혼동하지 않고 편리하게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약물이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뱀처럼 앞다리가 퇴화된 초기 양막류 화석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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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ig. 1: Photographs of N. mazonense gen. et sp. nov. Credit: Nature Ecology & Evolution (2022). DOI: 10.1038/s41559-022-01698-y )    뱀처럼 팔다리가 없고 몸이 길쭉한 형태는 의외로 척추동물에서도 여러 번 독립적으로 진화했습니다. 좁은 장소도 쉽게 통과할 수 있고 몸을 숨기기에도 유리하며 생각보다 민첩하게 먹이를 기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의외로 못가는 장소가 없이 움직일 수 있습니다.   스미소니언 국립 자연사 박물관, 칼가리 대학, 칼턴 대학 (National Museum of Natural History, Smithsonian Institution, the University of Calgary and Carleton University)의 연구팀은 일리노이주 프랜시스 크릭 셰일 Francis Creek Shale 에서 발견된 3억 800만년 전 독특한 화석을 보고했습니다.   나기니 마조넨세 (Nagini mazonense)라고 명명한 10cm 정도 길이의 길쭉한 동물 화석은 마치 뱀 화석 같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이 동물은 아직 작은 뒷다리와 네 개의 발가락을 지니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다리를 잃는 과정에 있는 뱀의 조상처럼 생각할 수 있으나 사실 뱀의 조상이 등장한 건 백악기 후기의 일이고 당시 석탄기에는 파충류의 조상뻘 생물만 있었습니다.   나기니는 사실 양막류의 초기 그룹인 몽고피드 molgophids에 속합니다. 양막류는 석탄기 양서류에서 진화했는데, 이미 양막류 초기부터 뱜 같은 형태로 진화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나기니 자체는 아마도 후손 없이 사라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2억년의 세월이 흐른 후 도마뱀 일부가 같은 진화상의 실험을 거쳐 뱀으로 성공을 거뒀습니다. 오랜 시간 차이에도 비슷한 형태로 진화한 생물...

우리 은하의 두꺼운 디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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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lky Way edge-on view. Credit: European Space Agency ) ( An artist's impression of our Milky Way galaxy, a roughly 13 billon-year-old 'barred spiral galaxy' that is home to a few hundred billion stars. On the left, a face-on view shows the spiral structure of the Galactic Disc, where the majority of stars are located, interspersed with a diffuse mixture of gas and cosmic dust. The disc measures about 100 000 light-years across, and the Sun sits about half way between its centre and periphery. On the right, an edge-on view reveals the flattened shape of the disc. Observations point to a substructure: a thin disc some 700 light-years high embedded in a thick disc, about 3000 light-years high and populated with older stars. The edge on view also shows the Galactic Bulge, located in the central portion of the Milky Way and hosting about 10 billion stars, which are mainly old and red. The bulge, also visible in the face-on view on the left, has an overall elongated shape ...